"두나를 부탁해.."
노랑 후드티와 빨강 벙어리 장갑,    그리고... 그녀

사실 그녀가 레이어드 커트,
넓은 미간과 동그란 코끝에 도톰한 아랫입술과 살짝 올라간 얇은 윗입술의 뚱한 표정으로 신세대 배우의 전범으로 여겨졌을 때만 해도 그러려니 했다. -이후 이러한 얼굴은 신세대 모델과 배우의 전형적인 모습이 되었다.-

쿨해 보이기는 한다고 인정했던 그녀가,,
동글동글한 얼굴과 코로 우물에서 나와 티브이 밖으로 어기적 어기적 걸어나올 때에는 정말 안 어울리는 캐스팅에 안타깝기까지 했다. 그리고는 다시 방송으로 돌아와 자신에게 주어졌던 이미지 그대로를 완벽하게 그려내며 <광끼>에서 스타일리쉬하고 쿨한 중성적이고 약간은 반항적인 캐릭터에 안주했을 때에는 이제 아예 저걸로 갈려나보다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녀는 결코 거기에서 끝내지 않았다.

'98년도에 모델로 데뷔한 배두나는 171cm의 키에 긴 팔과 긴 다리, 주먹만한 얼굴을 갖고 있다. 덕분에 안 어울리는 옷이 없기도 하지만 그녀는 이미 옷 잘 입기로 소문이 나있다. 작년 대종영화제에서 여배우들이 모두 하나같이 소복치마만을 두르고 나왔을 때에도 배두나는 멋진 가죽자켓 하나로 그녀의 감각을 증명했다.

그런데 스타일리쉬한 모델의 전형으로 여겨졌던 그녀가 봉준호 감독의 <플란다스의 개>에 출연하기로 결정하면서 완전히 그러한 자신을 포기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얼마든지 다른 신인 배우들처럼 안전하게 대충대충 이미지 괜찮은 주인공을 맡아가며 성공가도를 달릴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녀는 정말로 화장기 하나 없는 얼굴에(종종 화장기가 없다고 하면 투명화장을 말하지만 여기서 배두나는 진짜 화장을 하지 않았다) 아무렇게나 머리를 뒤로 잡아 메고 후줄근한 바지에 결정적인 노란 후드 티를 입고 아파트 관리실에 나타났다. 정의감에 불타는 현남역의 배두나는 아무도 예상못했지만 그 역에 너무나 잘 어울렸다. 그녀는 자신이 갖고 있던 이미지와 자기자신을 어떻게 버려야하는지를 아는 배우였다.

현남역은 신들린 연기를 필요로 하는 캐릭터는 아니었지만 오히려 처음 영화를 출연하는 배우에게는 더욱 어렵게 느껴졌을 지도 모르는 역이었다. 노란 후드티를 꽉 졸라매고 강아지 도둑(이성재)을 추적하는 장면에선 그녀를 응원하는 노란 후드티 부대와 함께 나도 벌떡 일어나 힘내라고 소리치고 싶을 정도로 사랑스러웠다.

일본의 영화전문지인 <키네마 준보>에선 이 영화에서의 배두나를 두고 <8월의 크리스마스>의 심은하를 잇는 연기력 있는 명배우라고 평했다.
물론 배두나가 심은하가 이미지로나 얼굴이나 닮은 것은 하나도 없지만 가능성 면에선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 배두나는 자신을 열어두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별 특징없는 현남 역이 그녀에게 그렇게 잘 어울렸는지 모른다.

영화가 흥행 면에서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배두나는 '플란다스의 개'로서 연기력도 인정받고 갇혀있던 자신의 이미지에서도 벗어나는 성공을 거두었다. 그런데 그녀는 다시 두 번째 영화 <청춘>으로 변신을 시도했다.

'청춘'의 남옥 역을 맡은 후 배두나는 아슬아슬했다.
여배우들이 변신 혹은 변신을 위한 노출연기를 시도했다가 언론 플레이로 그냥 자신의 주장을 꺾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배두나 스스로도 상처를 많이 받았다고 했는데 실제로도 그 얘기에 대해 예민해보였다. 그러나 그녀는 결코 그 역할을 맡은 것에 대해서는 후회하지 않았다. 그리고는 어이없는 역할들로 되돌아갔다. 주말드라마와 일일 드라마에서 그녀가 맡은 역은 그야말로 조역이었으며 아무런 특징도 드러나지 않는 그런 역할이었다.

공찬미와 함춘봉라는 역은 정말 의아할 정도였다. 그녀는 왜 그런 역할을 맡았냐는 질문에 자신은 극중의 비중에 관계없이 캐릭터를 중요시한다는 말로 당돌하게 답한다.
더군다나 소모전일것만 같던 드라마의 역할들은 오히려 여전히 그늘로 남아있던 기존의 그녀의 이미지를 관객이나 자신에게 무리하지 않게 단기간에 탈색하는 좋은 결과를 낳아주었다.

이러한 모든 역할들을 거쳐 '고양이를 부탁해'의 태희 역으로 수렴되는 듯하다. 그녀만큼 빨간색 벙어리 장갑을 잘 다루는 법을 터득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벙어리 장갑을 끼고 담배를 피거나 책을 읽는 것은 벙어리 장갑과 하나가 되지 않고서는 어려운 일이다. 사실 그녀가 이제까지 맡았던 역할들은 매우 유사하다. '플란다스의 개'의 현남이나 '청춘'의 남옥, '고양이를 부탁해'의 태희 모두 평범해 보이지만 누구보다 열려있다. 그들은 사람들을 이어주며 잃었던 무언가를 찾도록 도와준다.

그리고 무말랭이를 수호하며 도둑을 때려잡고 가족 사진에서 자기 자신을 오려내 무작정 친구와 같이 길을 떠나는 대담함까지 모두를 커버하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 그녀 역시도 가능성은 농후하지만 무엇도 결정되어있는 상태는 아니다. 연기도 아직까지는 얼핏얼핏 위험할 정도로 역할에 녹아들어가지 못하고 예전의 자기 자신을 드러내기도 한다. 그러나 오히려 이러한 긴장은 그녀의 열려있음을 뜻하는 듯하다. 그래서 때로는 노란색 후드티, 때로는 빨간색 벙어리 장갑과 하나되고 그들과 공모할 수 있는 그녀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꺼번에 무언가를 이루려고 하기보다는 차츰차츰 무언가를 쌓아나가는 그녀의 모습은 여느 다른 신인배우와 달리 보여 기특해보이기까지 한다. 그런 강점이 그녀를 위한 차기작들이 줄서있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또 다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복수는 나의 것'에서 이번에는 신선한 카리스마를 보여주기를 기대하며... 또한 그 영화에서 찾은 사랑도 수호하기를 기대하며...(^^).

By 조혜영 bonobono@joyc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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