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두나 "쉿! 배우 수업중"
배두나(21)는 올해 같은 질문을 많이 받았다. "도대체 왜 그런 역할을
해요?"
영화 <청춘>이 그랬고, 현재 출연중인 SBS TV 일일극 <자꾸만 보고싶네>
, MBC TV 주말극 <엄마야 누나야>가 그렇다. 세 작품 모두 배두나는 주인
공이 아니다. 그의 이름값을 생각할 때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 선택이다 .
하지만 그는 천연덕스럽게 말한다. "어머머, 제가 주인공이에요. 모르
셨어요? 에이, 다시한번 보세요." 그래도 알아듣지 못하면 친절하게 한마
디 덧붙인다. "저는요, 스타가 아닌 배우가 되고 싶어요."
영화와 TV를 오가며 '배우'를 향해 뛰는 그를 만났다.
▲캐릭터를 본다
"극중 비중도 중요하죠. 주위 사람들이 안타까워하는 게 바로 그 점이라
는 것도 잘 알고 있어요. 하지만 비중 보다는 캐릭터가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진짜 배우라면 주인공을 따지기 전에 어떤 캐릭터를 연기하느냐
를 고민해야 하잖아요."
21살 신세대 스타의 입에서 나오는 말이 질문을 던진 쪽을 부끄럽게 한다 . 조금만 인기가 있어도 극 중 비중을 따지는 것이 연예계 풍토인데 배두
나는 달랐다. 뜻밖에 진주를 발견한 기분이 이럴까. 그런데 뒷말이 더 어
여쁘다.
"사실 전 배우라고 할 수도 없잖아요. 이제 하나하나 배워가는 과정에
있는걸요.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연기해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지
금은 그게 재미있구요. 마음에 드는 캐릭터를 따라가면서 연기력을 키우고
싶어요."
▲영화 <청춘>으로 치른 홍역
<청춘>은 그에게 두번째 영화였다. 데뷔작 <플란다스의 개> 이후 고심 끝
에 선택한 작품인데 심한 홍역을 치러야 했다. 촬영하면서 각오는 했던 일
이지만 그의 노출은 예상했던 것보다 큰 파장을 일으켰고 그로 인해 쏟아
낸 눈물이 '강을 이루고도 남았다'.
눈물을 흘린 이유는 사람들이 자신의 역할은 보지 않고 벗은 몸만을 화
제로 삼았기 때문이다. "홍보 과정에서 저의 노출이 과대포장 될 때 정말
속상했어요. 있는 그대로를 보지 않는게 섭섭했구요."
하지만 후회는 안한다. '신세대 스타'의 이미지를 벗고 '성숙한 여배우'
로 탈바꿈하고 싶었기 때문. 1일 청룡영화상 신인상을 수상한 것이 큰 위
안이 되는 것은 물론.
"쏟아냈던 눈물만큼, 그리고 마음 고생한 만큼 다음 작품에서는 보다 성숙
한 연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공찬미 VS 함춘봉
<엄마야 누나야>의 '공찬미'는 그가 정말 아끼는 역이다. 비록 외형적으
로는 김소연 황수정 안재욱 등에 가려 잘 안 보이지만 배두나는 개의치 않
는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꿋꿋하게 살아가는 건강한 여성이에요. 의리있
고 반듯하고 성실한 찬미가 참 마음에 들어요."
이런 생각은 비단 그 혼자만의 것이 아닌 듯하다. "대본을 받을 때마다
찬미라는 인물은 작가 선생님이 참 아끼는 역이라는 것을 느낄 수가 있어
요. 그러니 촬영하는 게 즐거울 수밖에 없죠."
<자꾸만 보고싶네>의 '함춘봉'도 만만치 않은 캐릭터. 꿈도 많고 탈도 많
은 여성으로 촌스러운 복장이 트레이드마크. 배두나는 부엌에서 콩나물을
다듬으며 투덜대는 춘봉의 모습도 사랑스럽다고 한다.
By 일간스포츠 at 2000.12.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