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Monthly Summary |
|
|
|
2014년 05월 |
63 post |
|
2014년 04월 |
11 post |
|
2014년 03월 |
5 post |
|
2014년 02월 |
4 post |
|
2014년 01월 |
13 post |
|
2013년 12월 |
6 post |
|
2013년 11월 |
12 post |
|
2013년 10월 |
39 post |
|
2013년 09월 |
44 post |
|
2013년 08월 |
47 post |
|
2013년 07월 |
29 post |
|
2013년 06월 |
1 post |
|
|
|
Talk Board | doona.net
|
|
|
|
|
퍼스트룩 인터뷰 |
2014-05-24 21:11
 moogna
|
|
DOONA BEING STRONG
배두나는 언제나 우리 곁에서 한 발짝 비켜 서 있는 듯 보였다.
여린 듯 강인한 이목구비의 얼굴에서 느껴지는 독특한 분위기, 몸짓 하나하나에서 풍기는 독보적인 매력, 그리고 결코 다음을 예측할 수 없는 특별한 행보. 하지만 그동안 수많은 작품 속에서 그녀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것만 같은 외롭고 낯선 캐릭터까지도 현실에 발을 딛게끔 만들어왔다.
캐릭터에 현실에 숨을 불어넣는 탁월한 능력을 지닌 배우 배두나는 이번 작품 <도희야>에서도 역시 범상치 않은 인물을 통해 인간성과 보편적인 가치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영화 촬영을 하는 동안 힘들고 외롭기도 했지만 영화가 꼭 세상에 나오기를, '도희'라는 캐릭터를 꼭 만나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씩씩하려 했다"고 한다. 그녀는 결국 그만큼 울림깊고 단단한 결과물을 만들어 냈다.
한국 영화는 2년 만이죠? 왠지 낯선 느낌이에요. 영화 제목도 독특하고요.
그렇죠? 제가 맡은 역할은 구설에 휘말려 억울하게 외딴 바닷가 마을로 좌천돼 내려온 '영남'이란 파출소장이에요.
그곳에서 폭력에 홀로 노출된 소녀 '도희'를 만나죠. 제목이 <도희야>인 것처럼, 제가 도희를 부르면서 쫓아가듯이 이야기와 감정이 전개돼요. 사실 극 중 거의 모든 신에 '영남'이 나오긴 하지만 거의 관찰자 입장에서 '도희'를 보면서 복잡한 내면을 간직한 채 따라가는 인물이거든요. 그래서 더 연기하기가 어렵기도 했지만요. 무척 중요한데 잘해도 별 티는 안 나는 그런 상황인 거죠(웃음). 속으로 삭히고 담고. 받쳐주는 캐릭터니까요.
그럼 어떤 점을 보고 이 영화를 선택하게 됏나요? 한동안 쟁쟁한 감독들의 러브콜에다 할리우드 영화까지 출연작이 화려했던 터라 <도희야>는 조금 의외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이메일로 보내주신 시나리오를 읽고 나서 두 시간 만에 곧바로 "할게요!"라고 연락드렸는 걸요. 마음을 먹은 건 5분밖에 안 걸렸고요. 연기를 시작한 이후로 가장 빨리 출연을 결정한 작품이에요. 그만큼 작품이 마음에 들었어요. 무엇보다 '도희' 캐릭터에 크게 끌렸어요. 한국 영화에서 오랜만에 나온 멋진 여성 캐릭터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당시에는 누가 그 역할을 맡게 될지는 모르는 상황이었지만 어찌 됐든 꼭 이 영화가 만들어져서 '도희'를 만나볼 수 있으면 좋겠단 생각뿐이었어요.
안타까운 현실이긴 한데 요즘에는 시나리오가 완성된다고해서 모두 영화화되는 건 아니거든요. 이 작품만큼은 반드시 영화로 세상에 빛을 봤으면 좋겠고, 그리고 그 안에서 제가 함께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시작하게 된 거에요.
현실적인 파출소장 '영남'은 이전까지 두나 씨가 연기했던 캐릭터와는 간극이 꽤 커 보이는데요?
답답하기도 하고, 상처도 있고, 하여튼 쉽진 않은 인물이었어요. 그래도 발이 땅에 닿아 있는 느낌이 좋았던 것 같아요. 제가 최근에 계속 외국에서 영화를 찍으면서 <클라우드 아틀라스>에서는 복제 인간 역을 맡았고 <주피터 어센딩>까지 하다 보니 현실이 사무치게 그리웠던 거죠. 이를테면 사방이 그린 스크린으로 둘러싸인 상황에서 아무것도 없이 머릿속으로 상상만 하며 촬영을 하다가 실제로 땅을 밟고 사물을 대하며 연기를 하는 현실에 대한 기대감 같은 거요. 외국을 오가며 낯선 환경에서 겪어야만 했던 안정되지 않은 무언가도 있었던 것 같고요. 그러다보니 <도희야>가 두세 배로 확 더 와 닿았던 것도 있어요.
특별한 기대나 계산된 목표가 있는 건 아니었단 뜻인가요?
솔직히 20대 초반 어렸을 때는 나름 깐깐하게 작품을 골라야 한다는 강박관념도 있었던 것 같아요. 장르도 다양하게 섭렵해야 하고, 일부러 어려운 길로 돌아가려고도 했고요. 하지만 이제는 그냥 편하게 생각하거든요. 시나리오 읽고 그때 마음에 와 닿는, 나를 끌어당기는 이야기를 붙잡으려고 해요. 이제 그런 끌림에도 기꺼이 반응할 수 있는 여유가 조금은 다져졌거든요. 물론 제 취향이나 평소 생각이 많이 반영되긴 하겠지만 특별한 철학이나 노선이 있다거나 또는 일정한 캐릭터에 대한 고집이 있거나 하진 않아요. 배우로서 한 땀 한 땀 심혈을 기울여 필모그래피를 채우는 것도 아니고요. 이번 영화 또한 제 개인의 거창한 과정 중 하나라기보다 이 작품 자체의 힘에 이끌려 참여하게 된 경우에요.
막상 촬영에 들어가보니 어땠나요? 기대했던 섬 로케이션은 순조롭게 진행됐는지 궁금하네요.
여수 앞 '금오도'란 섬에서 지냈는데 전 원래 웬만해선 현장 적응을 잘하는 터라 로케이션의 즐거움을 만끽하며 지냈죠. 그리고 정말 입이 딱 벌어지게 경치가 아름다웠어요. 직접 눈으로 보기 전까지는 섬에서 또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한다고 해서 좀 투덜거렸는데 도착하는 순간 그 말을 쑥 들어가더라고요. '지상낙원이 여기구나' 싶을 정도로 풍광이 멋져요. 그런데 웃긴 건 그 마음도 이틀이면 사라지고 다시 무덤덤해지면서 지루해지기 시작해요. 참 사람 마음이 간사하죠? 그래도 특별히 할 일이 없으니까 스태프와 한 숙소에서 지내면서 좋은 추억을 잔뜩 쌓고 왔네요.
현장에서 스태프 간식까지 직접 챙기고 늘 촬영장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했다면서요? 다른 작품 촬영 때도 두나 씨가 현장 분위기를 주도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저도 제가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없는 데선 잘 안 그래요. 그런데 원래부터 성격이 현장에서 사람들과 가족처럼 지내는 걸 좋아하는 편이고, 또 무슨 일이든 결과보다 그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즐겁게 시간을 만들어가려고 해요. 촬영 현장은 제가 좋아하는 곳이고, 즐겁게 즐겨야겠단 생각이 드니까 저절고 그렇게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전 영화하는 사람들이 참 좋아요. 존경스럽고요. 정말 고생을 많이 하거든요. 물론 세상에 모든 일이 다 고생이지만, 밖에서 보는 것보다 안에서 가만히 지켜보고 잇으면 참 힘든 일이 많아요. 그래서 절로 잘해주고 싶고 친하게 지내고 싶어져요. 특히 이번 작품의 경우 그 마음이 더 컸던 이유는 이 영화가 세상에 나왔으면 하는 마음으로 제가 합류를 결심하면서 실제로 이 프로젝트가 추진된 측면도 있거든요. 좀 우스운 표현이지만 '새끼같은 영화'랄까요. 그래서 스태프가 고생하면 더 마음이 쓰이고 안 그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제가 딱 하루 촬영이 없는 날이 있었는데, 그날 섬을 나와서 육지에서 족발 50인분을 사서 돌아갔어요. 스태프, 동료 다 모여서 먹는 모습을 보니 무척 뿌듯하고 즐거웠어요.
영화의 큰 축을 함께 담당하는 새론 양과의 호흡은 어땠나요? 두 사람 꽤 닮아 보여요.
간혹 주변으로부터 그런 이야길 듣기도 했는데 워낙 굉장한 친구라 전 잘 모르겠더라고요. 처음 '도희' 역에 새론이가 캐스팅됐단 소식을 들었을 때 쾌재를 불렀죠. '도희'와 '영남'은 서로 영감을 주고받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도희'에게 '영남'이 마음을 확 뺏겨서 일방적으로 끌려가는 부분도 있거든요. 그만큼 '도희'가 어떻게 해주느냐가 중요한 부분인데 새론이는 워낙 도사같이 연기하는 친구고 감정 표현이 뛰어나서 고마울 정도였어요. 게다가 새론이와 '도희'는 워낙 달라요. 평소 새론이는 새론이다웠던 것이 훨씬 도움이 됐어요. 아이처럼 놀다가 슛 들어가면 돌변하는 친구거든요. 놀랍더라고요.
두나 씨도 그런 어린 시절이 있었는데(웃음), 이제 어느새 데뷔 16년 차가 됐네요.
이번 현장에서 정말 그 사실을 실감했어요. 생각해보면 진짜 외로웠어요. 제가 가장 경력이 많은 거에요. 감독님이 첫 장편영화 작업을 하시는 거고, 스태프도 나이나 경력이 많지 않았고요. 선배님들이 계신 것도 아니고 (송)새벽이랑은 동갑이고요. 제가 주인공으로 책임감을 갖고 이끌어가야 한다고 생각하니 힘들기도 했어요. 사실 이전 작품인 <클라우드 아틀라스>같은 경우에는 정말로 사랑받으면서 찍었거든요. 다들 저를 동양에서 온 귀여운 꼬마 아이처럼 대하더라고요. 게다가 여러 배우들 중 한 명이니 제가 굳이 크게 책이져야 할 일도 없고요. 그런 상황에 있다가 전혀 달라지니까 처음엔 조금 버겁기도 했어요. 그래서 씩씩해야겠다 생각했죠. 제가 씩씩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이 흔들릴지도 모르니까요.
무척 단단하고 강인한 배우가 되었네요.
경험과 책임감 때문인가 봐요. 그리고 애정이요. 누군가 어색해하고 힘들어하고 곤란해하면 도와주고 싶고, 그래서 결과적으로 잘 되도록 만들고 싶어요. 그리고 저는 물론이고 함께하는 모두가 이 과정을 같이 즐겁게 즐겼으면 좋겠고요. 이전에도 그랬지만 이번 영화를 촬영하면서 한국 영화에 대한 애정이 좀 더 커졌어요. '그래, 이게 영화 찍는 느낌이었지'라는 생각이 스치는 순간도 여러 번 있었고,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면서 참 많은 감정을 받고 나눌 수 있었네요.
팬들 중에는 좀 더 자주 그리고 가깝게 두나 씨를 만나고 싶어하는 이들이 많아요.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 출연 계획이나 다른 연예인들처럼 행사 등을 통해서 대중들과 더 교류할 마음은 없나요?
드라마 생각은 무척 많아요!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는 부분이 마치 제가 일부러 담을 쌓고 아무것도 안 하고 있는 줄 아는 거에요. 저는 영화도 좋지만 드라마 현장도 진심으로 재미있어해요. 다만 예능 프로그램은 성격상 적성에 안 맞아서 못하는 거고요. 아무리 맞춰보려고 해도 도저히 자연스러워지지가 않더라고요. 아마 전 죽었다 깨어나도 소위 말하는 '연예인'은 못될 것 같아요. 사람들은 제가 어릴 때 데뷔하고 꽤 오래 연예계 생활을 했으니 몸도 정신도 온전히 '연예인'이고, 일상 또한 무척 화려하고 특별할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거든요. 그저 전 즐겁고 자유롭고 싶을 뿐이에요. 앞으로도 계속 지금처럼 좋아하는 사람들과 웃으면서 일하고,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지내고 싶어요.
사진이나 글로 두나 씨의 세계를 엿보는 것도 흥미로웠는데 계속 그렇게 내면을 발산해보는 건 어때요?
어느 순간부턴가 배우가 자기 목소리를 내는 것이 조금 조심스러워지더라고요. 제가 책 출간을 중단한 이유도 글 쓰는 게 망설여져서였어요. 지속적인 배우 생활을 위해서는 개인의 솔직한 목소리나 본연의 모습 등을 내비치는 것이 바람직하진 않은 것 같아요. 관객들이 제 실제 모습을 알게 되면 연기를 볼 때 몰입하기 힘든 것 같더라고요. 일반적인 신비주의랑은 좀 다른 건데, 배우 배두나를 보존하고 캐릭터를 살리기 위함이에요. 그러다 보니 가끔은 제 안에 저도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것들이 쌓이면 힘들기도 해요. 예전엔 저도 이렇게까지 감정이 많은 편이 아니었는데, 일을 하면서 아주 작은 것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마음의 현이 가느다란 사람이 됐어요. 이제 다시 좀 더 접점을 넓혀서 감정을 쏟아내고 몰두할 수 있는 즐거운 일들을 또 찾아봐야 할 때인가봐요. 그래서 열심히 찾고 있으니 기대해 주세요. 이왕이면 저를 좋아해주는 팬들도 반길 만한 재미난 것들로요!
doonacafe.com Julia님이 올려주셨습니다.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