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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두나, 위치에 연연하지 않고 연기 즐기고 싶다 *스포 주의!! |
2014-05-30 13:05
 뭉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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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배두나는 스스로 욕심이 없다고 했다. 욕심 없는 배우가 ‘복수는 나의 것’·‘괴물’ 봉준호 감독, ‘공기인형’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클라우드 아틀라스’ 워쇼스키 남매 감독 등 세계적인 감독을 사로잡은 이유는 뭘까. 바로 배두나의 섬세하면서도 개성 있는 연기가 큰 몫을 했을 것이다. 자신의 위치에 연연해하지 않는 자유분방함도 한 몫을 했다.
배두나가 자신의 섬세한 연기를 내세운 작품으로 돌아왔다. 지난 22일 개봉한 영화 ‘도희야’다. ‘도희야’는 외딴 바닷가 마을에 좌천돼 내려온 파출소장 영남(배두나)이 폭력에 홀로 노출된 14세 소녀 도희(김새론)를 만나 그녀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다 오히려 도희의 의붓아버지 용하(송새벽) 때문에 위기에 빠지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배두나는 ‘도희야’를 통해 2년 만에 국내 작품에 출연했다.
“해외에서 ‘클라우드 아틀라스’에 이어 ‘주피터 어센딩’을 촬영하고 있을 때 시나리오를 보게 됐어요. 그동안 그린스크린에 둘러싸여 촬영하다보니 제 자신이 정체돼있는 느낌을 받았어요. 현실적인 캐릭터에도 목이 말라 있었죠. ‘도희야’는 작품이 어렵지 않고 말하고자하는 바를 간결하면서도 정확하게 전달하고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배두나가 ‘도희야’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도희의 외로움에 공감했기 때문이다. 그는 영남의 시점에서 도희를 바라보며 ‘내가 그녀 곁에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후반부 도희가 영남을 지키기 위해 하는 무섭고 위험한 행동도 배두나에게는 애정으로 다가왔다. 나중에는 구원받는 느낌도 받았단다.
“제가 정말 가슴이 아팠던 게 도희가 조사실에서 진술을 번복하는 장면이었어요. 도희는 자기가 간절하게 원하는 것을 지키기 위해 섬뜩해질 수밖에 없는데, ‘이건 나밖에 안 된다’는 느낌을 받았죠. 어떻게 보면 영남도 도희에게 위로 받고 있었다고 생각해요. 영남 역시 외로움이 많은 여자니까요. 도희에 대한 마음이 단순한 동정, 연민은 아니었을 거예요.”
배두나는 이번 영화에서 동성애 연기를 펼쳤다. 극중 영남은 사생활 문제로 좌천되는데, 이게 바로 동성애 때문이다. 동성애 연인이 죄를 지었는데 경찰인 영남이 이 죄를 덮어줬다는 게 감독의 부가설명이었다.
“영남은 연인 때문에 자신의 인생을 잃을 뻔한 사건을 겪었기 때문에 그걸 털어버리고자 외딴 바닷가 마을로 가요. 그러나 강하지 못한 아이기 때문에 괴로워하고 매일 술을 마시죠. 전 동성애에 대한 편견은 없어요. 주변에 그런 친구들도 있고. 우리와 아무것도 다를 게 없다는 걸 알아요. 그래서 연기할 때도 남자같이 보이려고 하지 않았어요. 본의 아니게 머리가 짧아졌는데, 이건 영남이 생각을 지우고 싶어서 자른 것 같아요. 나중에 도희가 머리를 자르고 싶어 하는 설정으로도 이어지죠.”
배두나는 ‘도희야’에서 도희 역의 김새론와 연기호흡을 맞췄다. 두 사람의 연기 호흡은 커다란 시너지가 돼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김새론은 보통이 아니에요. 보통일 수가 없죠. 나는 그 나이 때 뭐했지? 코흘리개 바보였는데. 하하. 김새론은 연기 경력이 10년 된 프로페셔널한 배우예요. 똑 부러지고 어른스러워서 같이 작업하기 편했어요. 이상하게 말도 통했어요. ‘뭐지? 2000년생이’ 싶었죠. 하하. 언니들에게 재롱도 잘 떨고. 극중 도희가 아이돌 춤을 따라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 모습이 새론이의 실제 모습이에요. 이럴 때는 귀엽고, 아이 같죠.”
‘도희야’는 제67회 칸 국제영화제 공식 ‘주목할 만한 시선’ 섹션에 공식 초청됐다. 배두나는 ‘공기인형’에 이어 ‘도희야’로 두 번째로 칸 레드카펫을 밟았다. 그는 이번 칸 영화제에서 그동안 열애설에 휩싸였던 배우 짐 스터게스와 연인 사이를 인정해 화제가 되기도.
“저는 욕심이 없어요. 욕심이 없다기보다는 야망이 없는 스타일이죠. 그래서 이런 게 오면 정말 행복해요. ‘공기인형’ 때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워낙 칸에서 사랑받는 감독이라 그의 영향이 컸다면, 이번에는 제가 선택한 작품이 초청받게 돼 뭔가 뿌듯해요. 상 욕심도 없지만요. 욕심이 있었다면 이런 식으로 안하고 열연을 했겠죠.(웃음) 대중들에게 ‘연기 잘한다’라는 소리를 들을만한 배우가 아닌 것도 알아요. 해외에서 활동하지만, 그곳을 목표로 하는 배우도 아니에요. 어떤 자리, 위치에 연연하지 않고 자유롭게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즐기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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